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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넬이 눈을 가늘게 뜨고, 저주받은 불꽃에 휩싸인 나를 노려본다.

“으읏……그 힘은――《주염》, 인가. 헤브람이 배신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나?”

“이 무슨 살의……괴물 녀석”

뜨겁다. 하지만 뼈도 살도 타지 않았다. 그러니까 설 수 있다.

고통에 침식당하는 사고를 바로잡는다. 생각에 집중한다. 라이넬은 위에서 덤벼든 나에게 『저항』했다. 델에 대한 공격을

그만두면서까지 저항했다. 즉, 이 정도 화력이 있으면 《주염》은 충분히 라이넬에게 통한다는 뜻이다.

검은 불꽃은 분명히 그 모피를 태웠다. 대미지를 입혔다. 하지만, 세르자드처럼 일격필살은 되지 않았다.

라이넬은 신중하게 나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일격필살이 될 수 있는 성은의 갈고리 발톱만은 피해야 한다. 길이도 있다.

불꽃을 두른 오른팔의 검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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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다. 죽이는 거다. 철저하게 죽인다. 지금은 그것만을 생각해라. 눈앞의 가공할 왕을 앞에 두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괴물은……너다!!”

승산을 찾아라. 라이넬의 목소리는 쉬어 있다. 《용의 숨결》이 자신의 목을 태운 것이다.

그저 닿는 것만으로는 쓰러뜨릴 수 없었다. 완벽한 《주염》을 다루던 식인 헤브람이 라이넬을 이길 수 없었던

시점에서 예상했던 일이다. 상대는 이미 《주염》을 경험했다.

검으로 살을 찢는다. 그렇게 하면 상처에서 불꽃으로 타격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체내에서 태워버릴지도 모른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열과 고통을 포효로 얼버무리고 달려든다. 라이넬도 포효를 지르지만, 기력만으로 돌파한다.

은의 갈고리 발톱이 위에서 내려온다. 그것을 발목을 파괴하면서 급정지해서 피한다. 침착해라, 냉정해져라.

자신에게 타이르던 그 순간, 후려치는 라이넬의 콧등이 내 몸을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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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내동댕이쳐지고, 충격으로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진다.

새삼 이해한다. 몸의 크기는 힘이다. 불꽃에 닿았을 텐데, 라이넬은 멈추지 않는다. 돌진해온다.

계속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무서운 투지였다. 역시 마의 왕과 인간의 왕은 다르다.

필사적이었다. 아픔도 잊고, 몸을 아래로 내던짐과 동시에, 내가 박혀있던 벽이 은의 발톱에 산산조각 난다.

라이넬은 전력이었다. 방금 전까지 나를 살려두려 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아래는 잡았다. 눈앞에 라이넬의 배가 있다.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가 눈에 들어온다. 배를 향해, 팔이 찢어질 기세로 찌르기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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