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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리자드맨은 마늘 폭탄이나 십자가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눈앞의 리자드맨은 고상했지만, 전사라는 의미에서는 사육사보다 뒤떨어졌다.

참격을 창을 마구 휘둘러서 막아낸다. 하지만, 역시 무기의 질로는 이쪽이 크게 뒤지는 것 같다. 자칫하면 자루가 양단될 것 같다.

세르자드가 외친다.그 목소리에는 열백의 기합이 담겨 있다.

“어떻게 된 거냐? 죽음이 두려운 거냐!? 동료는 먼저 갔다고!”

죽음이 두렵다고?

“당연히 두렵지”

하지만, 동료를 먼저 보낸 것은 작전대로다.

세르자드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이유를 붙여서 그를 먼저 보낼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마왕 라이넬의 힘을 나는 모르기 때문이다. 강대한 것은 알지만,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체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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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죽음 당할 생각은 없다. 시금석은 필요했다.

만약 역전의 용사인 델 고든이 순식간에 죽는다면 그땐――깨끗이 도망가자. 라이넬을 상대하기엔 아직 일렀다는 얘기다.

거기서 사고를 전환한다. 듣고만 있을 수는 없다.

백은의 칼날을, 새롭게 빼앗은 검으로 받아내고, 세르자드를 향해 웃어보인다.

“그나저나, 기가 막혔어. 설마, 패배를 각오하고 싸우는 전사가 있다니.

“……”

세르자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요는 칼날을 통해 충분히 전해져 왔다.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대량의 부하. 방패를 다수 갖춘 포진. 백은의 도.

언뜻 보면, 최대 전력으로 맞받아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승리를 생각하고 있는 포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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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흡혈귀전에서 필요한 것은 정예다. 은제 무기가 없는 잡병은 내게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시간 벌이용이다. 세르자드는 목숨을 걸고 시간을 벌고 있다. 내가 공세에 나설 때까지 세르자드가 덤벼오지 않았던 것이 그 증거다.

전사의 정의는 모르지만, 이길 마음가짐도 없고, 살아남을 기개도 없이 가로막다니, 점잖게 말해서 제정신이 아니다.

“증원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 누구를 기다리고 있지? 모니카? 올리버? 아니면, 귀인 챔피언?”

부상이 늘어난다. 방패가 부서지고, 창이 부러진다. 피가 흩날리고, 몇 명의 전사가 쓰러진다. 하지만 내 몸에는 전혀 상처가 남아있지 않다.

뇌가, 몸이 뜨겁다. 뇌리에 피어오르는 투쟁 본능의 불꽃이 온몸을 돌고 날 흥분시킨다.

눈을 부릅뜨고, 세르자드를 올려다본다. 송곳니가 욱신거린다. 나는 충동대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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