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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상대로 대책 같은 건 무의미해”

델이 내뱉듯이 낸 목소리에는 기막힘이 담겨 있었다. 나도 같은 처지였다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반란에 감정적인 것이 담겨 있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제대로 생각한 행동이기도 하다.

내부부터 잔챙이를 몰래 조금씩 없애가는 것도 생각했지만, 결국 라이넬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나는 시간이 없다.

“라이넬은 롬부르크에 곧 습격을 가할 생각이야. 준비를 갖추기 전에 때려야지”

“…………왜, 흡혈귀가 인간의 도시를 지키지? 롬부르크는 네놈의 적이다”

“사정이 있거든. 너에게도……사정이 있는 것처럼”

델은 나에게 종언 기사 동료가 있단 걸 모른다. 말할 생각도 없다.

이번 사건은 복잡하다. 나의 행동은 자신의 감정 때문이며, 센리를 위해서이며, 그리고――

나에게 달콤한 과자를 준 카라반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결단코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지키는 범위에 도시가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목숨을 걸 생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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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마 언데드인 내가 센리 이외의 종언 기사와 같이 싸우게 될 줄이야.

종언 기사는 이러는 동안에도 나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일부러 도와준 거야, 그만큼은 일해줘야겠어. 결전 중에 배신하지 마라”

“읏……도와달라고, 말한 기억은 없다!”

아무래도 사이좋게 지낼 수는 없는 것 같네.

라이넬의 성은 매끄러운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마법으로 만든 것일까…… 문지기가 없는, 크게 열린 입구로 안으로 들어간다. 델이 살금살금 따라온다.

짐승 냄새가 난다. 한번 맡으면 잊지 못할 마왕 라이넬의 냄새다. 냄새는 조금 위에서 났다. 아니――잠깐만.

코를 찌르는 라이넬군의 냄새에 섞여, 희미하지만 센리의 냄새가 난다. 뒤――산기슭 쪽이다. 아직 멀지만, 아무래도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나를 데리러 온 것일까…… 서두를 이유가 또 하나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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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성 안쪽에서 어디선가 들은 목소리가 났다.

“엔드……왜, 네가 성에 있지?”

“…………세르자드”

정면에서 나타난 것은, 첫날 나에게 뼈아픈 일격을 준 리자드맨 전사 세르자드였다. 올려다볼 만한 거구,

그 뒤로는 장비 이외에는 분간할 수 없는 리자드맨이 줄줄이 나타난다.

무심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혀를 찼다.

세르자드와 그 부하들은 완전 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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