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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르가 교전 판단을 내린 이유는 용기 때문이 아니었다. 만일의 경우를 위해 퇴로는 확보해 두었다. 샛길로 도망치면

성을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스켈레톤이 쫓아오면 틀림없이 도망칠 수 없다. 그러기는커녕 속수무책으로 죽고 말 것이다.

괜찮아, 상대는 한 마리, 그것도 한 번 변이했을뿐인 개체다. 스켈레톤과는 질리도록 싸웠다, 상대는 그것이 강화된 것이지,

흡혈귀처럼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쓰러뜨릴 수 있다.

아무 근거도 없는 사고로 자신을 고무시키고, 모양만 갖춘 정도의 은도금을 입힌 긴 메이스를 들어 올린다.

『블랙 본』의 두개골. 그 중앙에서는 피처럼 붉은 빛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상대방의 얼굴에 표정은 없다. 오직 어둡고 차가운 살의만이 전해져 온다.

식은땀이 볼을 미끄러져 흘러내린다.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한다. 라자르는 언데드가 아니다. 목숨은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사소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검은 스켈레톤이 소리 없이 발을 디뎠다.

단순한 내려치기였다. 하지만, 그 일격은 선풍과 같은 속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라자르는 받아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치 챘을 때에는 크게 뒤로 물러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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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이 눈앞 몇 센티미터를 지나간다. 앞머리가 몇 가닥 흩날리고, 공기가 이마를 어루만진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죽음을 느낄 새도 없이 칼날이 뒤집힌다. 시간이 늘어난다. 스켈레톤은 약하다. 이 틈에 동료들이 공격을 한다면,

어쩌면 주의를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료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라자르도 같은 처지였다면 얼어붙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 일격은 강렬했다.

그동안 잔뜩 쓰러뜨린 스켈레톤과 너무나도 달랐다.

틀렸다. 죽는다. 갑옷은 입고 있지만, 지금의 일격을 앞에 두고 싸구려 갑옷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후회할 여유조차 없었다. 눈을 크게 뜨고, 그저 멍하니 떨어졌다가 올라오는 칼날만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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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갑자기 눈 앞에 검은 선이 그어졌다.

새된 소리가 공기를 흔들고, 눈앞에서 이쪽을 보던 두개골이 사라진다.

사고가 따라가지 못했다. 멍하니, 목이 없어진 『블랙 본』을 쳐다본다. 곡도를 치켜든 채 굳어있던 팔이 생각났다는 듯이 무너져 내렸다.

“좋아……아슬아슬하게 세이프다.”

굳어지는 라자르들에게 긴장감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검은 해골이 서 있던, 그 뒤에서 나타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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