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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종언 기사에게는 피의 힘의 흐름이 보이는 건지, 센리의 표정이 굳어진다. 하지만, 이제와서 실수를 깨달아도 이미 늦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센리, 승부다! 이전에 했던, 비겁한 방법으로 내 순정을 농락한 그 술래잡기를――지금 여기서 다시 한 번 도전한다!”
“!?”
“만약 잡는다면, 지난번에 센리가 말한대로 센리를 내 마음대로 할거야!”
그때, 나는 미숙했다. 힘의 사용법도 몰랐고 흡혈귀의 강점도 약점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다르다.
결과가 어찌됐든, 그 마왕 라이넬과의 사투를 이겨낸 것이다. 센리에게 이길 수는 없을지라도, 잡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잡는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뤄뒀던 것을 끝내는 것이다.
당당하게 선전포고하는 나에게 센리가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실제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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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진심이다. 그때의 센리는 정말로 너무했다. 아무리 훈련을 위해서라지만 흡혈귀의 순정을 농락하다니, 악마인 모니카보다 훨씬 마성의 여자다.
나와 센리가 마주보고 있는 것은 숙소의 한 방. 트윈룸이라고는 하지만 방의 넓이는 그렇게 넓지 않다.
당연하지만 지난 번처럼 오아시스도 없다. 약간의 물이라면 마법으로 증발시킬 수도 있고, 센리는 성격상 나를 상처
입히지 않도록 배려할 것이니까, 도망갈 곳이 적은 이곳은 나에게 더없이 유리하다.
호시탐탐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전에 센리에게 피를 받은 지 일주일 이상 지났기 때문에 피의 힘에 그렇게까지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타이밍을 선택한 것은 갈증이 날 때 받는 피가 가장 맛있기 때문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판단이다.
최고의 타이밍에, 최고의 피를, 최고의 방법으로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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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리가 작게 한숨을 내쉰다.
“……놀라서 손해 봤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건 지금 뿐이야, 센리. 나는 센리에게서 떨어져 있는 동안 성장했어.”
물론, 주염은 사용하지 않는다. 손톱이나 이빨을 늘리지도 않는다. 목적은 센리를 해치는 것이 아니므로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나에게는 센리를 잡을 자신이 있다.
센리가 내밀은 손가락을 만지고, 아래로 숙였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말한 기억은 없어.”
“이제와서 겁 먹은건가, 센리! 치사해!”
“……말하지 않았어. 그리고, 피를 원하면 줄게. 조금 이르긴 하지만, 슬슬 올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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