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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로잡힌 종언 기사에게 협력을 요청한 것은 애초에 거기까지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헤브람보다 약한 《주염》

밖에 사용할 수 없는 나로서는 꽤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힘을 늘리고 나서 도전하고 싶었지만, 주위에 생긴 피웅덩이를 마셔도 힘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있었다.

인간이 아닌 모니카의 피로 나름대로 힘이 늘어난 것을 생각하면, 흡혈은 대상이 이성의 형태를 하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피를 빨 수 있는 적이 있으면 그쪽을 먼저 공격하고 나서 왔겠지만, 이 마왕군, 모니카 정도밖에 귀여운 여자아이가 없으니까…….

현실 도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문득 성이 크게 흔들렸다. 파괴의 소리에 섞여 델의 포효가 희미하게 들린다.

아무래도 나를 기다리지 않고 돌입한 것 같다. 노골적인 유도였다고 생각하지만, 종언 기사라는 건 단순한 건지, 아니면 순수하다고 불러야 할지.

은의 발톱이 상대여서는 평소처럼 재생 능력을 의지한 싸움도 할 수 없다. 델이 죽으면 이길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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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둘러 성 밖으로 나갔다.

모니카 정보에 의하면, 라이넬은 평소에, 현관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몸이 큰 것도 있고, 사자의 몸으로 인간의 성을 사용하는 것은 불편할 것이다.

나와 식인이 싸웠을 때도, 라이넬은 위에서 내려왔다.

돌로 쌓아올려 만들어진 성을 올려다보면, 아득히 위에 라이넬용 출입구가 보인다. 단순한 인간이라면 오르는데

고생하겠지만, 지금의 나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하게 땅을 걷어차고, 십수미터를 단숨에 뛰어올라, 손으로 발판을 잡고 올라간다.

출입구는 마치 발코니 같은 구조였지만, 창문도 문도 없었다.

소리는 바로 밑에서 들렸다. 《잠영》을 사용해, 기척을 지우고 알현실을 내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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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는, 과거의 센리와 로드의 결전을 방불케 하는 싸움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델이 높은 기합소리를 담아 강철의 검을 휘두른다.

그 육체에는 과거 기운만으로 나를 위축시킨 축복의 힘이 넘쳤다.

아무래도 여기까지는 꽤 온존했던 것 같다. 강철의 칼날은 생명의 에너지로 빛나고, 그 일격은 센리만큼 우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영웅다운 위용이 있었다.

계속 감옥에 갇힌 신세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생명을 불태우고 있는 것 같은 빛에, 무심코 한 걸음 물러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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