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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라이넬이나 흡혈귀와 달리 인간은 잘 불타서, 불씨를 놓아주면 몇 초만에 사람을 먼지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정의의 아군을 자처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살려둬도 제대로 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목격자는 확실하게 지울 뿐이다.

그래도 정보가 퍼졌던 것이 무서운 점이지만…….

어쨌든, 센리가 사준 눈에 띄지 않는 검은 의상으로 갈아입는다. 매끈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장비다.

여행용 발수성 외투를 입고 허리에 찬 『빛을 먹는 자(블러드 룰러)』의 무게가 믿음직스럽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흡혈귀의 특징인 피처럼 붉은 눈을 가리기 위한 선글라스를 끼면 나름대로 멋있는 (아마도) 용병의 탄생이다.

이 시대에, 무기를 찬 사람은 결코 적지 않으며, 일반인은 내가 뿜는 부의 에너지를 알아챌 수 없다. 이빨을 키우는 『예아』

능력의 응용으로 송곳니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줄일 수 있고, 이걸로 그리 쉽게 들키진 않을 것이다. 거기다, 튼튼한

나에게는 필요없지만, 손을 방호하기 위한 얇은 장갑까지 낀다. 가끔 알몸이 되기 때문에 옷에 굶주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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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반의 준비를 갖춘 나를 보고 방에 들어온 센리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왜 밤에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냐고 물으면, 어떻게 할거야?”

“그거야……멋있으니까라고 대답할 거야.”

“……”

“그리고, 홍채가 붉은 인간이 없는 것도 아냐.”

물론 검은색 컬러 콘택트렌즈를 끼는 방법도 있다. 오히려 그쪽이 들킬 위험성은 상당히 낮지만, 콘택트렌즈는 고급품이고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투에서 파손될 때마다 다시 사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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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지금까지 나름대로 여행을 해 왔지만, 종언 기사단은 정말 드문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조우한 종언 기사는 델 고든뿐이다. 한 곳에 머무른다면 몰라도 여행을 계속한다면 그리 조우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게다가, 종언 기사라고 해도, 항상 밤의 권속의 기운를 광범위하게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 보이는 거리라면 몰라도,

멀리 있는 나를 알아보려면 기술을 쓸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는 종언 기사로 활동하던 센리의 지식 덕분에 그 기술이 사용될 타이밍을 좁힐 수 있었다.

『잠영』은 정말 우수하다. 그 이능이 지우는 것은 냄새와 소리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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