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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안고 날라면 개가 더 편하겠지만, 옷을 갈아입는 게 귀찮다. 그렇지 않아도 낮에는 계속 개 모습이다. 앨버트스처럼 강제로 변하는 것도 아닌데…….

한심한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 센리가 오랜만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농담. 엔드…………잡아.”

센리가 어깨를 안아준다. 센리의 몸은 가늘면서, 부드럽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밀착하면 피를 빨고 싶어지지만, 그런 말을 꺼내면 영원히 개의 모습으로 있어달라고 할 것 같아서 말하지 않는다.

맞닿은 피부로 센리의 고동이 전해진다. 몸에 지닌 축복이 몸 속에서 폭발하고, 그러나 내가 닿고 있는 피부까지는 오지 않는다. 완벽한 축복의 조작이다. 어쩌면 피의 힘을 조작하는 데 참고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센리는 자신보다 더 큰 내 어깨를 안고 땅을 세게 찼다.

희미한 소리. 단번에 땅이 멀어지고, 이어서 몸에서 힘이 빠진다. 그리고 곧바로 벽 위에 착지했다. 다리를 굽혀, 발소리를 흡수한다.

그 힘은 그야말로 인간과 떨어져 있었다. 어떤 용병도 이런 짓은 못 할 거다. 높은 벽도 종언기사에게는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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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종언 기사단이 철의 규칙으로 그 힘을 언데드에게만 사용한다고 정한 것도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 힘은――정의가 아니라면, 너무 무섭다.

센리는 숨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보초도 이쪽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센리와 함께 싸우는 것은 오랜만이다.

카라반의 호위 때는 나는 바론이었고, 도중은 달려나왔다. 산적이나 마피아와의 싸움에서 나와 센리는 별도 행동이었다.

이것은 지금의 내 힘을 센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

나는 센리의 앞으로 돌아가, 바로 그 몸을 등에 업는다. 센리의 몸이 움찔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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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가벼운 몸이다. 뭐 흡혈귀의 근력이라면 전신 갑옷을 입은 거한이라도 가볍겠지만, 가녀린 몸과 밀착하고 있으면 이빨이 쑤신다.

센리는 갑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원래 차고 있던 수갑도 벗고 있다. 종언 기사의 갑옷에는 은이 섞여 있어, 내게 독이 되기 때문이다.

흡혈 충동에는 익숙해졌다. 피를 못 빨아도 안아주기만 해도 힘이 난다.

“사람 모습으로 업는건 오랜만이네. 손을 똑바로 돌려줬으면 좋겠는데.”

“엔드……나도, 달릴 수 있어.”

아무래도 개의 모습으로 타는데 너무 익숙해져서 사람에게 업히는 것은 조금 꺼려지는 것 같다.

귓가에 속삭이는 센리에게 항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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