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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달리고 있는 나를 본 자가 있다고 해도, 환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흡혈귀에게 물려서 흡혈귀가 된 자보다, 위계 변이를 반복해 흡혈귀가 된 변이 전의 힘을 가진 자――진조(트루 뱀파이어)가 훨씬 무섭다는 말도 납득이 갔다.

큰길을 피하고, 가로등을 피해 밤거리를 달린다.

그 사이, 이곳을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추적도 없다. 밤에 나의 오감은 예민하다. 처음엔 다루지 못했던 능력도 이제는 어느 정도 구사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다.

한 채의 쇠퇴한 숙소에 다다르고, 강하게 땅을 걷어차 열려있던 창문 안으로 사뿐히 착지했다.

방 안은 램프만 켜져 있을 뿐, 어둑어둑했다. 딱히 태양이 아니라면 나를 해치지는 않지만, 너무나 예민한 내 시력을 생각해준 것이리라.

“역시 틀렸어.”

“그래…………부상은?”

방 안에서 기다린 것은 센리였다. 어딘가 차가움이 느껴지는 미모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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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도수 없는 안경은 벗은 것 같다. 나는 일어서서 빙글 돈다.

“보는 대로야. 봐 봐, 구멍도 안 뚫렸지? 안 들켰어.”

“………………다행이네.”

센리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고동 소리로 안심했단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무사했다. 놈들의 무기는 은이 아니었으니, 만약 내 육체를 찔렀다 해도 전혀 대미지는 없었겠지만, 실제로는 구멍조차 나지 않았다.

총알도 날아왔지만 모두 회피했다. 이것은, 습관이다.

육체는 재생하지만 옷은 재생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에게 은근히 큰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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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거나 찢어지거나 변신할 때마다 알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찢기거나 불타버리면 죽을 테니까 옷에

대한 생각을 할 여유도 없겠지만, 나는 아닌데다, 하필이면――의외로 그럴 기회가 많다. 『잠영』을 사용하면 몸을 검게 만들 수 있지만, 그렇다고 옷을 대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의하면 총알도 화살도 나이프도 참격도 대부분 피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손으로 잡을 수도 있다.

변신은 어쩔 수 없지만, 개가 되지 않아도 대부분의 상대는 제압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많이 베이기도 했고 피가 많이 튀기도 했었지만, 여러 마피아를 부순 지금은 대충 회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세이블은 달랐다. 마지막에 박쥐로 변신해 달아난 그때, 세이블은 옷을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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