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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마왕을 노려보았다.

“종언 기사는――최선을 다한다”

딱히 동료가 된 것은 아니다. 만약 여기에 있는 것이 델이 아닌 언데드에게 원한이 있는 다른 종언 기사였다면, 그 흡혈귀를 먼저 멸하고 나서 라이넬에게 도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델에게 있어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라이넬의 타도였다. 그러므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흡혈귀――엔드라고 불린 청년은, 『흡혈귀의 원조(트루 뱀파이어)』다. 프레시 맨부터 변이를 반복해 흡혈귀에 이른 극히 특이하고 희귀한 개체이다.

인외의 힘을 가진 흡혈귀는 교만에 가까운 강한 자긍심을 갖고 있지만, 종언 기사의 눈을 빠져나가 변이를 반복한 『흡혈귀의 진조(트루 뱀파이어)』는 생존 능력이 뛰어나, 다른 흡혈귀로 변한 자에 비해 월등히 성가시다. 그리고, 막다른 그 순간에도 그 흡혈귀에게는 전의가 있었다.

델이 약간의 도움을 준 것은, 그것이 승리에 가장 가까운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라이넬은 강하다. 하지만, 흡혈귀의 강력에 의한 『첨조』는 조금이지만 확실히 라이넬의 육체에 상처를 입히고 있었다. 그렇다면, 델은 원래 맡고 있던 미끼 역할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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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이넬도 델의 목적을 모르는 게 아닐 것이다.

라이넬이 벽의 구멍에서 델 쪽으로 자세를 바꾼다. 어디서 얻었는지, 성은의 빛을 가진 갈고리 발톱이 바닥에 스쳐 기묘한 소리를 낸다.

“좋다……종언 기사, 유명한 그 힘, 내 앞에 드러내거라”

무서운 자부심이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서도, 적대자를 정면에서 상대한다니, 그야말로 왜소한 인간과는 방식이 다르다.

긴장을 늦추면 상대하는 것만으로 꺾일 것 같은 엄청난 압박에, 델은 눈앞의 왕이 여태까지 전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단전에 힘을 담아, 체내에 돌린 얼마 남지 않은 축복을 조작해서, 여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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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델이 사사한 1급 기사가 만들어낸 기술이었다.

델의 스승은 방어가 특기인 1급 기사다. 저절로 델의 힘도 방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아직 모든 것이 미숙한 델로서는 그 기술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충분하다.

『극광천의』

넘쳐나는 정의 에너지는 세포 하나하나로 가득차고, 육체가 가벼워진다. 불타는 듯이 몸이 뜨거웠다. 손에 든 강철검에 에너지가 가득차고, 하얀 빛이 깃든다.

단시간밖에 버틸 수 없지만, 지금의 델은 한없이 불사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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