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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을 검으로 바꾸고, 내리쳐진 앞발에 맞선다. 은의 발톱은 이쪽으로 오지 않았다. 떨어지는 손바닥에 칼날이 박힌다.

엄청난 힘에 몸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금이 간다.

본능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틀렸다. 힘으로 완전히 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짓눌린다.

순간적으로 뒤로 크게 뛴다. 받아내고 있던 앞발이 세게 땅을 부순다.

라이넬이 작은 신음 소리를 냈다.

“음……설마, 내 몸에 상처를……입히다니. 무서운 힘이군”

라이넬이 앞발을 들어 보인다. 칼날이 박힌 자리에 엷은 피가 번져 있었다. 라이넬은 그 상처를 한번 핥고, 눈을 가늘게 뜬다.

“그 힘, 역시 아깝다. 나의 군문으로 들어와라, 엔드 바론. 아직, 나에겐 이길 수 없다”

바보같은……이 정도,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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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었다. 《첨조》는 확실히 그 육체에 칼날을 박아넣었고, 게다가, 거기에는 라이넬 자신의 힘이 실려 있었다.

오른손을 본다. 뼈의 칼날에는 무수한 금이 가 있었다. 내 몸을 부술 수 있는 것이다.

강하다. 너무 강하다. 이것이――마왕이라 불리는 자.

오른손에 피의 힘을 모아서 금이 간 것을 복원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았다.

괴물이다. 역시 혼자서는 당해낼 수 없다. 나는 말을 기다리는 라이넬을 노려보았다.

그나저나……군문으로 들어오라고? 말도 안 된다.

분명 이 마왕이라면 최대한 나의 의지를 존중해 줄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일고의 가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계속 내 편이 되겠다고, 선언해 준 사람이 있다. 그리고 센리의 기운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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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직 졌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다. 델이 비장의 수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손톱이 닿지 않아도 송곳니라면 그 두꺼운

모피를 찢어낼 수도 있다. 아니면, 나라면 델과 달리 눈꺼풀을 관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이넬이 비웃는다.

“흠……포기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적어도 즐겁게라도 만들어봐라”

그리고, 유린이 시작됐다.

§

내리쳐진 성은의 갈고리 발톱이 간단하게 《첨조》를 잘라내 버린다.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정도는, 이점도 되지

않는다. 힘은 대항조차 못하고, 그 육체는 몸통박치기만으로 나를 산산조각 낸다. 앨버트스 이상의 근력과 민칩성을 지녔고, 용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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