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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한번 흡혈충동에 몸을 맡기면, 다음엔 이번처럼 주저하지 않게 된다. 그것은 나에게 목숨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다.

새삼스레 인간을 좀 그만두는 것에 주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나를 죽이게 된다면 이야기는 별개다.

아마도, 견딜 수 있다. 다음에 피를 빨아도 센리를 빨아서 죽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거기에는 불신감이 생긴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센리의 피가 아니라, 그 마음이다. 일회성 동정이 아닌, 절대적 우군이 되어줘야 한다.

센리의 피는 최고품질이다. 덕분에 나는 열흘 동안 피를 빨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녀의 피를 빨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참았던 것이다. 흡혈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지 추적자로부터 도망치는 것만을 생각했다.

에페의 추격자에게 습격이라도 받았더라면, 센리의 감정은 내게로 기울었을 것이다. 그러나 에페는

추적할 기미가 없었다. 헤어지기 직전, 그렇게나 분노를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는 나와의 승부의 본질을 간파하고 있다. 단지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만으로 내가 떨어질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내 안의 『약자』가 죽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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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렇다. 센리는 상냥하다. 방심하면 괴물의 본능이 그녀를 먹으려 할 만큼 상냥하다.

이 열흘간에 그녀가 나에게 험악한 표정을 지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 다시 목덜미를 내준 것도 다른 함정이 있는 게 아니라, 나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목숨을 걸고, 각오를 다지고 그 올바름에 도전해야 한다.

이 나를……얕보지 마라, 종언기사.

“…………엔드?”

“!?”

어느샌가, 지근거리에서 센리의 보라색 눈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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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 양손이 센리의 어깨에 올라가서 노출된 목덜미가 눈앞에 드러나 있다. 한순간,

센리가 나에게 거리를 좁힌 줄 알았는데, 아니다. 내 몸이, 움직인 것이다.

지난 며칠의 강행군으로, 거의 몸을 씻지도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센리의 몸에서는 아주 맛있는 냄새가 났다.

머리카락도 피도 살도 모든 게, 달콤한 냄새를 풍기고 나를 유혹한다.

머리가 뜨겁다. 강한 현기증과 구토가 난다. 어깨에 올라탄 손은, 마치 로드에게 명령받은 듯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심장이 강하게 뛰고 있어. 눈앞의 극상의 피를 먹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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