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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는 인간을 덮치고, 그 피를 빨아먹는 언데드다. 주로 젊고 깨끗한 몸의 이성의 피를 선호하며, 그를 위해서라면 온갖

잔인한 행위에 손을 물들인다. 그리고 한 번 목덜미에 이를 꽂아놓으면, 대부분의 경우 피를 전부 빨아먹을 때까지 그 행위가 멈추는 일은 없다.

로드가 갖고 있던 도감의 흡혈귀 항목에는, 흡혈충동이라는 말이 있었다.

흡혈귀에게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것은 본능이다. 그 귀신은 피를 빨아먹는 것으로 힘을 모으고, 목숨을 이어간다.

마을에서 숨어들 만큼 영리한 흡혈귀라도, 반충동적으로 사람을 덮쳐 그 존재를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동은 매우 강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내가 센리를 문 것은 열흘 전이다. 그 이후 줄곧 흡혈은 삼가고 있었다.

그 언데드 도감은 인간의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써 있지 않았지만, 한번 그 최고급 피를 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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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그 흡혈충동의 강함과, 이유를 알 수 있다.

초월적인 체험이었다. 비유도 무엇도 아니라, 육체가, 영혼이, 기쁨에 떨고, 그 순간 죽었다고 해도 나는 웃는 얼굴로 소멸했었을 것이다.

피를 빨아 죽이기 직전에 멈춘 것은, 반은 기적과도 같은 것이다.

간신히 이성이 남아있어서 멈출 수 있었지만, 센리의 고상한 정신을 이해할 수 있어서 멈출 수 있었지, 만약 그때 상대가,

아무런 은혜도 없는 낯선 여자였다면 피를 전부 빨아먹지 않았을 자신이 없다.

손바닥에 무딘 통증이 느껴진다. 움켜쥔 손으로부터 피가 뚝뚝 흘러, 거기서 나는 처음으로 자신이, 피부를 찢어버릴

정도로 손을 강하게 움켜쥐고 있던 것을 알아차린다.

아마도, 지금의 나의 눈은 핏발이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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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 맨이었을 무렵, 나는 텅 비었다. 통증도 피로도 없었고, 식욕도 없었다. 욕구란 곧 삶의 의지다. 만약 생전의

기억이 없었다면, 나는 단순한 인형이었을 것이다.

구울이 되어, 나는 식욕과 통각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하위 흡혈귀(레서 뱀파이어)가 된 지금, 나는 잠을 잘 수 있다.

그러면, 나머지 욕구는 어떨까?

인간의 3대 욕망은 식욕, 수면욕, 그리고 성욕이다. 흡혈귀에게 성욕은 있는 건가?

대답은――아마도, 있다, 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나의 상상이지만…… 나의 추측이 맞다면, 흡혈귀의 성욕은……『식욕』과 통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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