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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그라면 밑져야 본전으로 이렇게 명령했을 것이다.
『네놈은 변이한 건가? 솔직히 대답해라』라고.
나는 로드의 명령에 절대복종이다, 그러한 질문을 던져 버리면 단념할 수 밖에 없지만, 로드는 본래의 프레시 맨의
성질――지성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그것을 묻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나는 예상외의 움직임을 할 리가 없는 『물건』인 것이다.
로드는 척척 온몸을 확인하고, 눈썹을 찡그리고, 마뜩찮은 목소리로 한 마디 외쳤다.
“루우, 나이프를 가져와라”
§
가벼운 발소리가 연구실 앞에서 멈추고, 잠시 주저하는 듯 침묵하자,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린다.
이 집에는 로드를 제외하고 또 한 사람, 살아있는 자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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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보다 경계도는 훨씬 떨어지지만, 나는 줄곧 그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표정에 두려움을 띠며 들어온 건 꾀죄죄한 차림의 여자였다.
검은 머리의 젊은 여자. 나이는 이십대 중반 정도인가. 키는 작고, 체격도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가늘다. 손발은 가늘고 뼈가 앙상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징인 것은, 목에 감긴 좁고 긴 검은색 띠――노예의 증표다.
그 눈은 언데드에 못지않게 가라앉아 있고, 입술은 갈라져 자칫하면 프레시 맨으로도 보인다.
본명은 모른다. 하지만, 로드가 『루우』라고 부르는 그 여자는, 로드 호로스가 보유한 노예였다.
프레시 맨은 힘이 있어도, 마물은 죽일 수 있어도, 섬세한 작업은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연구의 보조나 잔심부름은 그 여자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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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을 청소하고, 식사를 만들고, 책을 정리한다. 로드와 달리 어둠을 내다보는 눈은 갖고 있지 않은 듯, 복도를 걷고 있을
때는 불빛을 갖고 있어 아주 알기 쉽지만 반면, 로드와 달리 복도나 방 안을 무작위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탐색 중에 여러 차례 무심코 조우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태연하게 그 모습을 다시 본다. 만약 루우가 일하는 동안 지하실에 있을 나와 조우했던 것을 로드에게
보고하면 귀찮게 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보고할 리가 없다.
프레시 맨에게는 의사가 없지만, 노예에게도 의사가 없다. 목에 감긴 띠는 노예에게 주인의 명령을 철저히 지키게
하기 위한 마법의 도구이다. 사고를 어느 정도 제어하고 의사를 비틀어 명령에 따르도록 하는 힘이 있다.
루우는 자칫하면 나보다 더 강하게 로드를 무서워했다. 그리고, 나를 보는 눈에도 공포가 깃들어 있다.
그녀는 의사가 있지만, 의지가 없다. 그녀가 하는 일은 로드에게 명령받은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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