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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소리를 내지 않고 문을 닫고는 서둘러서 안치된 시신에 다가섰다.

이 별실에는 가장 연로한 특별 신관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으며, 하급 신관은 그런 노인의 시신에 다가서더니-

「이제 괜찮습니다.」

-라고 시신의 귓가에다 속삭였다.

그러자 지금까지 눈을 감고 있던 시체가 벌떡 일어나더니-

「좋아! 그럼 여기에서 도망 치자!」

-라고 힘차게 대답하였다.

그렇다.

그는 죽지 않은 것이다.

그는 사전에 하급 신관에게 뇌물을 주고, 자신의 잔에는 독을 닮은 색상의 술을 부어둔 것이다.

그리고는 잔을 마신 뒤, 입안에 집어넣고 있던 붉은 액체를 분출하고 마치 죽은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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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의 시신은 뇌물을 건넨 하급 신관이 회수했다.

하급 신관은 그의 심장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도 자못 시신을 운반하는 것처럼 행동하여, 이렇게 『시체』를 독방에다 안치한 것이다.

그리고 뇌물을 받은 하급 신관 근처에 인적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는 노인을 보내려 한 것이다.

이에 조금 전까지 움직이지 않고 시신인 척하고 있던, 노인은 쿰척쿰척 몸을 움직이면서 하급 신관을 치켜세웠다.

「그대는 정말 잘 했다. 요구했던 것보다도 훨신 훌륭한 연기였다.」

그러자 하급 신관은 그 자리에서 머리를 숙이고

「감사합니다. 가호자님.」

-이라고 능글능글 웃으며 대답한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노인이 중얼중얼 혼잣말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여간… 뭐가 여신이냐… 뭐가 가호의 힘이냐…」

「모처럼 낙원을 만들었는데… 이래서야 모두 끝장난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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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놈들이다… 여신교에 순순히 따랐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곳에서 죽어나자빠질까 보냐! 나는 아직 한창이단 말이다!」

「이렇게 될 것을 예측하고 재산을 은닉한 게 정답이었군.」

「앞으로의 여생은 최대한 호위호식하며 지낼 거다.」

투덜투덜 불평을 계속하는 특별 신관에게 하급 신관은 말을 건다.

「가호자님… 나머지 약속하신 돈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만…」

「오, 그랬지. 음, 나를 여기서 내보내주면 그대에게 약속한대로 돈을 지불하마.」

「감사합니다! 맡겨주십시오. 가호자 님, 탈출구는 이미 준비해놓았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조용히 걸어서 독방을 벗어나, 복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쏜살같이 신전에서 도망쳤다.

어둠을 틈타 도망간 그들이 신전으로 돌아오는 일이 다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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