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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는 강력한 내성을 지녔지만, 반면 육체가 없는 만큼 다른 언데드와 비교해도 지극히 정의 에너지에 약하고, 마술적인 공격에도 취약하다.

로드가 종언 기사단을 상대로 살이나 뼈가 지워졌는데도 영혼을 쓰지 않은 것은, 그것이 종언 기사단에게 고전할 상대가 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고, 정의 에너지도 사용할 수 없다.

센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불가능하다. 도시까지 거리가 있고, 거기에는 1급 기사도 있다. 자살 행위에도 정도가 있다.

전력으로 해대는 연속공격에, 뼈가 삐걱거리고 살이 고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 피로는 없고, 이 정도면 재생능력이 따라잡는다.

조금씩 뒤로 물러나면서, 죽은 후에도 나를 지배하려는 로드를 흩트린다.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둬라, 엔드. 네놈은―― 그것을 위해 만들어졌다』

끝까지 제멋대로인 남자다. 역시, 로드와는 상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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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권인 시점에서 틀렸던 것이다. 그릇 같은 말을 쓰는 것이다. 십중팔구 내 의식이 없어질 것이다.

생각하면, 로드가 나에게 지식을 붙이지 않은 것도, 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던 건가.

나는――그릇이지, 알맹이가 아닌 것이다.

필요한 것은, 재능이 넘치는 튼튼한 그릇이었고, 알맹이는 로드가 맡을 셈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나의 본능은 로드의 목적을, 『죽은 자의 왕』의 진실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힌트는 있었다. 로드에게 있어서, 나의 의지는 안중에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지지 않는다. 생존 본능이 타오르는 것을 느낀다. 공포는 없다. 있는 것은――분노다.

죽인다. 절대로, 철저하게, 죽인다. 2급 기사도 쓰러뜨릴 수 없었던 존재를, 내가 죽인다.

호로스 커멘, 네놈의 비원은 지금 여기서 무너진다. 당신은――그릇에게 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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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격의 폭풍 속에서, 로드는 잘리고 베이면서도 앞으로 걸어온다.

내 공격은 물리적으로는, 한순간의 시간도 벌 수 없는 것 같다. 로드가 아직 뛰어들지 않은 것은,

그의 사령 마술사로서의 탐구심이 나를 관찰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일까.

『공포에 미친 건가……뭐 상관 없다. 필요한 것은, 그 죽음의 힘에 대해서 상식 외의 적성을

보여주는 그릇이다. 나야말로, 최강의 『죽은 자의 왕』이다』

눈을 베어도, 코를 베어도, 로드는 나를 인식하고 있다. 목을 베어도 그 목소리는 내게 닿는다.

모든 곳을 베어내지만, 로드에게는 초조함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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