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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도망치면 센리는 쫓아온다. 그리고, 저위의 언데드인 내 다리가, 용을 쉽게 날려버리고 로드를 백 이십번쯤

죽인 센리에게 당해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밤이라도 그것은 변함이 없다.

센리에게 자각은 없지만, 그녀는 지금, 나의 목 언저리에 검을 들이대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센리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이미 눈동자에 망설임은 없었다.

그 눈동자는 영리하고, 목소리에도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지만, 거기엔 자비가 있었다.

“…………알았어. 생전의 기억이 있는 언데드와는 처음으로 만나지만……엔드, 당신에게는 확실히 이성이 남아 있어. 그렇다면,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해”

마지막 말에는 어딘가 망설임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 말에는 강한 각오가 있었다.

아마도, 동료들을 설득할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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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디까지나 올바르고, 어디까지나 다정하다.

숨을 내쉬고, 무덤을 내려다본다.

“다행이다……아마, 루우도 기뻐하고 있을 거야”

“…………내일, 또 올게.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가지고 올 테니까”

“그렇게까지는, 부탁할 수 없어. 하지만, 그렇네……루우에게 줄 꽃이 있으면 가져와줬으면 좋겠어. 이 숲엔 제대로 된 꽃이 피어 있지 않은 것 같아”

“…………알았어. 반드시, 가져올게”

센리가 강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눈부신 인간이다. 생전을 포함해, 그녀의 영혼은 아마 내가 만난 인간 중에서 가장 더러움이 없다.

그녀는 사람을 믿고 있다. 평범하게 생활해서는 이렇게 될 수 없다.

내가 동경했던 종언 기사단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 자질은 객관적으로 봐도 매우 고귀해 보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순수한 그녀를 속이는 것은 너무나…………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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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어둑어둑해진다. 센리는 눈을 감고 루우의 무덤에 기도를 올리고, 숲의 출구 쪽으로 걸어간다.

아마도, 두 번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센리가 없어지면, 바로 숲을 떠날 생각이다.

센리의 백은색의 머리가 흔들리고 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 등에 말을 걸었다.

딱 한 가지, 의문이 남아 있었다. 언데드 토벌의 전문가인 센리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센리. 그러고 보니, 호로스 카멘이 말했어. 『죽은 자의 왕』을 만든다고. 이제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지만 『죽은 자의 왕』이 뭔지, 알고 있어?

센리는 걸음을 멈추고, 이쪽을 돌아보지 않고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죽은 자의 왕』이라는 것은……1급으로 분류되는 사령 마술사(네크로맨서)――금술로, 스스로를 특별한 언데드로

바꾼 사령 마술사(네크로맨서)를 말해. 호로스 카멘은 인간이었어. 내가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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