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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가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그 시점에서 증거를 인멸했어야 했다.
아마도, 루우는 로드에게 첫 번째 고발이 일축된 후, 내가 움직인 확고한 증거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
설마 그렇게나 지쳐 있던 여자가, 내 눈을 속이고 거기까지 할 줄이야, 인간의 악의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로드의 앞에, 루우가 언데드의 도감을 들어보인다.
나도 루우도 로드의 하인이다. 같은 처지인데 왜 그리도 나를 괴롭게 하려는 건가.
손가락이 움찔 떨린다. 움직일 수 없다. 나는, 움직일 수 없다.
“어, 어떤가요, 주인님. 여기, 에는, 책은, 없었습니다. 이 녀석이, 이 언데드가, 도서실에서 책을 가져온 겁니다!! 이 남자는, 주인님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고발하는 루우.
로드는 내멀이진 책을 받고, 잠시동안 뭔가 생각하는 것처럼 침묵하고, 지옥의 밑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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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이, 네놈의 손으로 옮겨진 것이 아니란 증거는 어디에 있지?”
“…………네?”
이겼다. 아무래도 로드의 루우에 대한 신뢰는 바닥이 났던 모양이다.
로드가 도감을 땅에 떨어뜨린다.
애당초, 도서실에서 먼지를 뒤집어쓰던 물건이다. 로드에게 있어서 그렇게까지 가치가 없는 것일 것이다.
루우는 뭐가 뭔지 모르겠단 표정으로 로드를 올려다보고 있다.
조용한 목소리로 로드가 이어서 말한다. 그 목소리는 감정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 때문에, 로드가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단 것을 알았다.
“구제할 수 없는 여자군……내가 말했을 텐데. 다음에 허위 보고를 했을 때는……그냥 두지 않겠다고.
지금까지 써주고 있었는데――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그, 그런,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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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했었다. 노예를 묶는 술식은――결함품이라고. 내가 언데드를 다룰 때처럼, 절대 복종을 강제해야 한다고――”
창백해지고, 털썩 주저앉는 루우에게, 로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오른손으로 허리에서
짧은 지팡이를 빼내고, 마치 확인하듯 왼손으로 그것을 쓰다듬으며 한걸음 다가간다.
지팡이 끝에 섬뜩한 초록빛이 켜진다. 그것은, 내가 몇 번이나 눈 앞에서 사용되는 것을 본, 언데드 작성의 마법으로 발생하는 빛이었다.
루우의 표정은 후회와 공포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었다. 손발에서는 완전히 힘이 빠지고,
오직 그 눈만이 로드에게 자비를 바라고 있다.
“죄, 죄송합――읏”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루우여. 네놈은, 충실하게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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