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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을 맞고도――라이넬은 마의 왕이었다.
라이넬은 포효를 지르지 않았다. 지르지 않았을 텐데도, 엄청난 압력이 느껴진다.
금색 사자는 앨버트스보다 거대하고, 아무리 단련했어도 인간 따위 그 위용 앞에서는 벌레와 마찬가지다. 장비한 은의
발톱의 일격은 내가 지금까지 본 어떤 참격보다도 무겁고 날카롭고, 마치 종이조각처럼 성의 벽을, 바닥을 베어낸다.
내리쳐지는 앞발은 바닥을 부수고, 아마도 그것이 성을 뒤흔들고 있는 주된 원인일 것이다. 이미 알현실 폐허의 모습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싸움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흡혈귀지만, 옛날에 품었던 영웅 선망이 조금 남아 있었던 것 같다.
눈을 가늘게 뜨고,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하고, 승산을 찾는다.
라이넬은 빠르고, 무겁고, 힘이 세다. 그 거구로부터 나오는 모든 거동이 공격이 되며, 이 성 따윈 라이넬이 마음만 먹으면 간단히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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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처럼 특이한 건 하나도 없다. 독침도 없고, 불도 내뱉지 않지만, 그 타고난 힘 하나만으로 라이넬은 절대 강자였다. 헤브람이 따랐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델은 라이넬의 공격을 전부 회피하고 있었다. 쳐낼 수 있는 것은 검으로 빗나가게 하고, 발톱의 일격은 회피한다.
델의 근력은 축복에 의한 부스트를 받고도, 라이넬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을 저 종언 기사는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괴물과 인간. 인간의 강점은 재빠른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 움직임은 과거 센리가 모의전에서 보여준 것의 확장이었다.
잘한다. 하지만, 역시 혼자서는 승산이 없다.
델의 검은 몇 번이나 라이넬의 몸을 때리고 있었지만, 마왕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끊임없는 공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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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면서는 전력을 다 내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정면에서 전력으로 내리쳐도 라이넬을
죽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너무 단단하다.
약점은 없을까…… 그때, 문득 신체를 충격이 덮쳤다. 뒤늦게 엄청난 소리가 온몸을 뒤흔든다.
라이널이 포효한 것이다. 마치 세계가 폭발한 것 같았다. 성이 흔들리고 삐걱삐걱 벽에 금이 간다.
혼란스러운 내 앞에서, 라이넬이 델을 향해 앞발을 내리친다.
그것을, 델은 회피했다.
나보다 훨씬 충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델의 표정은 지극히 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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